1977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전설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당시에는 누구도 이 영화가 세계 영화 산업의 판도를 바꿔 놓을 줄 몰랐죠. 오늘은 이 영화의 제작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알려드릴까 합니다.
1. 제작 초기의 회의적인 반응
조지 루카스는 <스타워즈>를 우주 시대의 모험 영화처럼 구상했지만, 당시 헐리우드는 사이파르 장르를 B급 영화나 어린이용 콘텐츠로 인식하고 있었는데요. 대부분의 스튜디오는 "시장성이 없다",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제작을 거절했죠. 루카스는 20세기 폭스와 <아메리칸 그래피티>로 성공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폭스의 앨런 래드 주니어가 개인적으로 그의 창의력을 믿고 스타워즈 프로젝트를 승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폭스의 다른 임원진은 루카스는 비전이 있긴 하지만 감각이 없는 감독이라고 비판했으며, 스타워즈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2. 배우들조차 영화에 확신이 없었다
영화의 투자를 결정한 20세기 폭스 뿐만 아니라 영화에 참여한 주요 배우들도 이 영화에 대한 성공을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고 하는데요. 해리슨 포드와 마크 해밀, 캐리 피셔 등의 배우들은 영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해요. 실제 해리슨 포드는 촬영 중 "이런 말도 안 되는 대사를 누가 믿겠냐"라며 조지 루카스를 면박주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루카스 역시 제작 중 엄청난 압박감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3. 촬영의 악조건
촬영 과정 역시 혼돈과 생존의 연속이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영화 속 타투인 행성은 북아프리카 튀니지 사막에서 촬영되었는데, 역대급 모래 폭풍으로 촬영장비와 세트가 파손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또한 현지에 배달되던 장비도 세관 문제로 통관이 지연되고, 이에 따라 많은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게 되죠. 그리고 C--P30, R2-D2 등의 모형 로봇들도 모래 때문에 촬영에 험난한 과정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영국 엘스트리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내부 세트 촬영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긴 것은 마찬가지였는데요. 세트가 자주 붕괴되거나 오작동하고, 조명이 과열되어서 에너지 시스템 과부하가 빈번히 발생해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기게 되죠. 이러한 촬영의 어려움으로 예산도 많이 초과가 되는데요. 원래 예산 800만 달러 수준에서 시작했지만, 여러 문제들이 겹쳐 일정이 2주 이상 초과되고, 이 때문에 예산도 1100만 달러까지 증가하게 됩니다.
4. ILM의 탄생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촬영을 마치긴 했지만, 첩첩산중의 다음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루카스가 머릿속에 그린 여러 장면들을 구현할 특수효과 기술은 당시 할리우드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준의 특수효과 회사들은 실사 + 블루스크린 + 수작업 편집 방식에 의존하고 있었고, 루카스가 원한 빠른 우주선 전투장면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이에 루카스는 직접 새로운 특수효과 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심하고, ILM(Industrial Light & Magic)이라는 회사를 창립하게 되죠.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외곽의 한 창고를 임대해 ILM의 작업실을 꾸민 뒤, 젊고 실험정신이 넘치는 기술자들과 예술가들을 모집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ILM의 초기에는 예산 초과, 일정 지연, 테스트 실패 등의 문제로 큰 혼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나 차차 작업 효율이 개선되고, 영화에 필요한 특수장면들을 완성하게 됩니다. ILM은 이후 <인디아나 존스>, <터미네이터 2>, <쥬라기 공원>, <어벤져스> 등을 포함한 수백 편의 영화들의 특수 효과를 담당하면서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특수 효과 명가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5.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의 혁신
스타워즈 4편은 시각적 뿐만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영화적 언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1970년 당시 영화 음악은 재즈나 전자음악이 대세였지만, 조지 루카스는 고전적인 심포닉 사운드를 자신의 영화에 넣기를 원했습니다. 존 윌리엄스는 조지 루카스의 요청에 따라 19세기 낭만주의 음악 스타일로 구성된 대규모 오케스트라 사운드트랙을 작곡하는데요. 또한 주요 캐릭터별로 테마곡을 부여하는 바그너식 리트모티프 기법을 활용합니다. 그리고 당시 대부분의 SF영화들은 전자음으로 만든 비현실적인 효과음을 썼지만, 사운드 디자인을 맡은 벤 버트는 현실 세계의 소리를 녹음하고 조합하여 생생하면서도 물리감 있는 소리를 창조해냅니다. 아울러 우주선마다 고유의 엔진음과 로봇 종류에 따른 개별적 움직임, 총기 종류에 따라 다른 발사음을 설정하여 스타워즈 세계관을 조금 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음악과 사운드의 절묘한 조합으로 완전히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되죠.
6. 개봉 전 시험 상영의 참사
루카스는 완성되지 않은 편집본을 들고, 동료 감독들과 친구들을 초대해 비공식 시사회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초대된 인물 중에는 브라이언 드팔마, 존 밀리어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있었죠. 그리고 편집본을 본 대부분의 친구 감독들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일부는 어른을 위한 동화도 아니고, 애들 장난 같다는 혹평을 남깁니다. 루카스는 이 반응에 크게 낙담을 했으며, 영화가 망할 것이란 강한 확신을 하게 됩니다. 훗날 그는 이 날을 회상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외로운 날 중 하나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필버그만은 이 영화가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고, 루카스는 이 말에 큰 힘을 얻게 됩니다. 이 혹평 이후 루카스는 편집과 특수효과에 더욱 열성적으로 매달렸고, ILM 역시 마감일에 쫓기면서 기적적으로 작업을 완성하게 되는데요. 최종버전은 음악(존 윌리엄스), 사운드 디자인(벤 버트)이 더해지며 완전히 다른 영화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7. 흥행 대성공, 그리고 문화 현상의 시작
1977년 5월에 개봉한 스타워즈는 개봉 이후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게 되는데요. 관객들은 영화가 끝나자마자 다시 줄을 서서 영화를 관람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였고, 이런 현상이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되어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게 되었죠. 이렇게 유행처럼 번진 재관람 열풍은 극장 수익을 폭발적으로 올리게 되는데요. 또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의 서사와 장대한 세계관으로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게 되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이러한 영화의 흥행은 현대 대중문화의 판도를 바꿀 만큼의 거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루크, 레이아, 다스 베이더, 한 솔로, R2-D2 같은 캐릭터는 단순한 등장인물을 넘어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또한 영화에서 등장한 광선검과 우주전투, 제국과 반란군, 포스 같은 개념은 수많은 대중매체에서 반복 패러디되며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죠.
8. 머천다이징 산업의 혁명
스타워즈 4편은 영화 제작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산업구조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결정적 요소는 머천다이징(상품화) 전략인데요. 당시 20세기 폭스는 스타워즈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았으며, 루카스는 감독 비용의 인상보다 머천다이징 권한과 속편 권리를 요구하죠. 폭스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영화사 최대의 실책 중 하나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의 개봉 이후 폭발적인 흥행으로 완구와 티셔츠, 책, 게임 등의 관련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조지 루카스는 엄청난 흥행 수익을 거두게 되는데요. 실제 <스타워즈>의 본편 3부작의 흥행 수익보다 상품 판매로 들어온 수익이 훨씬 더 많았으며, 이는 현대 프렌차이즈 사업 모델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타워즈는 현대적인 의미의 팬덤 문화를 만들어낸 첫 작품으로 평가받는데요. 1980년대 스타워즈 팬클럽, 코스프레, 팬픽션, 팬 컨벤션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이는 후대에 마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의 프렌차이즈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상 오늘 준비한 내용은 모두 마치도록 할게요. 소개된 정보들로 즐거운 시간이 되셨길 바라며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