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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크레오파트라 포테토칩 솔트앤와사비맛 구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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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농심 크레오파트라 포테토칩 솔트앤와사비맛에 대한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이 스낵은 솔트앤김에 이어 크레오파트라 시리즈의 신제품 중 하나인데요. 농심은 최근 와사비 풍미를 강조한 스낵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중 ‘크레오파트라 솔트앤와사비’는 와사비 스낵 라인업의 전략적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죠. 농심몰 기준으로는 1,54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쿠팡 등 다른 온라인 매장에서는 약 1,450원 수준에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는 편의점에서는 구매하였는데, 온라인에서 구매한 것에 비해 조금 더 비싼 1700원에 구매했습니다. 구매한 크레오파트라 솔트앤와사비맛 포테토칩. 크레오파트라라는 네이밍은 예전 1980년대 선보인 감자칩 브랜드라고 하는데요. 1980년에 대한민국 최초의 생감자 기반 감자칩으로 출시되었으며, 이집트 여왕 크레오파트라의 이름을 차용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후 2025년 농심의 60주년을 기념해 ‘크레오파트라’ 브랜드가 재출시되었으며,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과거의 광고 모델이었던 故 이주일의 1983년 광고를 리마스터링해 재공개한 바 있습니다. 와사비맛을 강조하기 위해 과자 봉지는 화이트와 그린이 잘 조화된 구성을 보이고 있으며, 앞 부분에는 와사비 이미지가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흐릿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감자칩에 들어간 시즈닝과 기타 첨가물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뒷 부분에는 자세한 영양성분이 포함되어 있네요. ⏩50 g 기준 (소분 포장)  열량: 280 kcal 탄수화물: 27 g 단백질: 2.4 g 지방: 18 g 봉지를 개봉하니 와시비 특유의 톡쏘는 향이 확 올라오더군요. 용량은 50g이다 보니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50g보다 양이 더 많은 86g도 대형마트와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먹어보니 감자칩 특유의 바삭한 식감에 와사비의 톡쏘는 맛이 잘 어우러진 맛이었는데요. 짭짤한 감자칩과 와사비 조합이라 맥주나 하이볼 등을 마실 때 간단한 술안주로 괜찮은 ...

<창작 소설> 판게아 3화 - 최악의 날

 "그래서요? 황소장이란 사람이 사라졌다고요?"


 바이러스가 말했다. 태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당신 돈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모르지, 아직 모든 것은 확실하지가 않아."


 태식이 말했다. 그는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닥친 상황들이 현실로 와닿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일갈이 무심히 느껴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근무에 들어온 뒤, 바이러스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태식의 머릿속은 전기충격을 받은 것처럼 찌릿 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태식은 뭔가 크게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둔기에 맞은 것처럼 모든 것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태식은 그게 자신이 지켜야할 마지막 자존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흠, 내가 너한테 별소릴 다 하는군. 그냥 듣고 흘려버려. 그냥 푸념 같은 소리야. 뭐, 어떻게 되겠지. 그 돈 못 받는다고 뭐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니니까."


 바이러스는 잠시 동안 침묵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어쩌면 내가 예전에 인간들한테 느꼈던 적대감. 인간에게 느꼈던 분노. 그런 감정들이 당신에게서 느껴지네요."


 바이러스의 말에 태식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이봐, 너무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너무 그렇게 심각하게 이야기하니까 웃기잖아. 아무튼 이런 식으로라도 웃으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네."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네요."

 "근데 너하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느낀 건데, 가끔씩 네가 진짜 인간 같을 때가 있어."

 "그 말은........ 칭찬인가요?"

 "그냥 그렇다는 거야."


 태식은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화가 나는 건 사실이야.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근데 황소장은 왜 남들이 열심히 일한 보수를 가지고 튄 걸까?"

 "그 돈을 받고 싶나요?"

 "당연하지. 그 돈은 내 돈이잖아. 열심히 일하며 벌었다곤 할 수 없지만 어찌되었건 한 달 동안 밤새가며 번 돈이라고. 그건 네가 잘 알잖아?"


 태식이 말했다. 바이러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소장이 사라진 건 판게아에서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몇 달 전부터 급여가 밀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 모두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황소장이 벌인 일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온 것은 사실이었다. 근로자들은 판게아 측에 항의를 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판게아 측은 애초부터 자신들은 이 일과 아무러 연관이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그런 판게아 측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다. 어디까지나 잘못을 한 건 황소장이었고, 판게아 측도 피해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고,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흥분한 몇 명의 근로자들은 현장사무실에서 행패를 부리며, 현장담당자들과 과격한 주먹다짐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재섭은 하루 종일 넋이 빠진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승대는 광분한 채 관리자들에게 항의하려고 돌아다녔다. 일구는 그저 이 모든 사태를 초연한 시선으로 바라바고 있었다. 태식은 내면에 존재하던 불안감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안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중요한 건 일자리가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태식에겐 그게 더 중요했다. 중앙통제센터에서의 안락한 생활과 여유는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돈은 다음 달에 다시 나올 것이었다. 하지만 태식의 이러한 안일한 생각은 무참히 짓밟혀버리고 말았다.



 근무가 시작되기 전 권부장이 네 사람을 사무실로 불러 모은 것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징조였다. 태식의 머릿 속에선 수없이 많은 상황이 그려졌다. 그중 대부분의 상황들은 부정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권부장의 웃는 얼굴을 막상 마주하자 태식은 자신의 불안감이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막연한 희망마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권부장의 미소 뒤에 감춰져 있던 비수 같은 한마디는 태식의 가슴에 깊게 꽂혔다.


 "안드로이드 협상이 타결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모두 이제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끝이었다. 권부장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뒤돌아 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모두가 어리둥절해 있던 찰나 승대가 권부장의 앞을 가로막았다.


 "우리 돈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승대의 말에 권부장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하루 일한 건 지금 인사과에 가셔서 수령하시든지, 캐시디 카드로 입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아니라...... 한 달간 일한 우리 돈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요?"


 권부장은 잠시 승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과 표정은 안드로이드처럼 한치의 미동도 없었다.


 "그건 다 끝난 것으로 아는데요."

 "뭐가 끝났단 말입니까? 아무것도 끝난 건 없어요. 우리는 땡전 한 푼도 못 받았다고요. 그런데 지금은 일방적으로 해고까지 당했습니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그건 저한테 말씀하실 것이 아니라........"

 "그럼 누구한테 말 하냐고!!!!"


 승대는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밖에 있던 직원들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권부장은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는 듯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냥 좋게 말할 때 나가시죠."


 권부장은 최대한 침착하려고 애쓰면서, 차분히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속에는 서슬 퍼런 냉기가 서려 있었다. 승대도 그 기운에 위축되었는지 잠시 멈칫거렸다.


 "예전에 보안상의 버그가 발생했다는 일 아시죠? 저희는 그때 발생했던 일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그때 아무 문제 없었잖아요."


 잠자코 있던 태식이 한마디 했다. 그러자 권부장은 시선을 태식에게 고정시킨 채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당신이 어떻게 압니까?"


 권부장의 말에 태식은 머릿 속에 뭔가가 픽 하며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헛소리 그만하고 당장 돈 내놓으라고!!!!!"


 갑작스러운 태식의 일갈에 실내는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태식은 갑자기 왜 그렇게 큰 소리를 질렀는지 스스로도 의아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수습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평정을 유지한 채 차분히 미소 짓고 있던 권소장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경비 불러!!!!!"


 권부장의 말에 직원 중 한 명이 비상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직원들 몇 명이 태식을 향해 조심스럽게 걸어왔다. 태식은 이성을 잃은 표정으로 권부장에게 삿대질을 했다.


 "그게 다 왜 우리 책임이야!! 우리도 피해자란 말이야!!!"


 권부장은 흔들리지 않은 채 태식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흥분하십니까? 혹시 당신이 버그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 아닌가요? 잘못한 게 들켜서 괜히 이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거 아닙니까?"


 "뭐? 근데 보자보자 하니까!!!"


 태식이 흥분하며 권부장에게 달려들자 재섭이 그의 몸을 붙잡고 말렸다. 그러자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일구가 갑자기 권부장에게 달려들었다. 권부장은 당황한 듯 뒤로 물러났고, 일구는 놓치지 않고 그의 멱살을 잡은 채 같이 뒤엉켰다. 그 순간 실내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아니 거기서 그렇게 난동을 부리면 어떡합니까!!!"


 판게아 인근 구역을 관할하던 경찰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네 사람은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튼 판게아 현장 측에서는 당신들에게 별다른 처벌 없이 선처를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피해본 건 우립니다!!"


 태식은 고개를 뻣뻣이 들고 경찰을 노려보았다. 경찰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으니까 한번만 봐 주세요."


 재섭이 고개가 땅에 닿도록 조아리며 사정사정하자 경찰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가라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경찰의 그런 모습에 태식은 더욱 감정이 격해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재섭이 그의 입을 막고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갔다.


 경찰서를 나온 직후에 그들은 한적한 공터에 망연자실이 앉아 있었다.


 "진짜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 미친놈처럼 설쳐대는 바람에 꼴이 이렇게 된 거 아닙니까? 말만 잘 했으면 잘 해결될 수도 있었다고요."


 승대가 말했다. 태식은 어이가 없다는 듯 승대를 빤히 노려보았다.


 "헛소리하지 마쇼!! 당신이 거기서 설치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그만!!! 그만합시다!!! 우리끼리 이럴 필요는 없잖아요!!! 그만하자고요!! 다 끝난 거 아닙니까!!"


 재섭이 두 사람을 말리며 말했다. 몇 번의 실랑이가 오고 간 뒤에 두 사람음 침묵했다. 잠시 후 승대는 분이 삭여지지 않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공에 소리를 꽥 질렀다. 한참을 그렇게 분풀이를 한 후 그는 주저앉아 한숨을 토해내었다.


 "내가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는데........"


 승대가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그때 한쪽에서 멍하니 앉아있던 일구가 고개를 돌렸다.


 "술이나 한 잔 합시다!!!"

 "뭐? 지금 장난하쇼? 이 상황에서 무슨 술이요?"


 승대가 어이없다는 듯 일구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 상황이니까 한잔하자는 겁니다."


 일구는 미소를 지으며 태연히 말했다.



 술집 내부는 소란스럽게 북적였다. 판게아 현장 뿐만 아니라 4구역 전체가 월급을 받는 날이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네 사람은 구석 귀퉁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누구 하나 말을 하는 이도 없었다. 다만 술잔이 채워지면 입에 부어버리는 기계적인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이럴 거면 술은 왜 먹자고 한 거요?"


 승대는 짜증난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일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넥스트에서 방송되는 뉴스만 보고 있었다. 세 사람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넥스트로 향했다.


 넥스트 속 뉴스 앵커는 심각한 표정으로 유드프와 아프카의 안드로이드 협상이 계속해서 타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를 보고 있던 승대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뭐야? 뉴스에서는 분명히 안드로이드 협상이 난항이라고 하잖아!! 근데 권부장은 왜 안드로이드 협상이 타결되었다고 거짓말 한거야?"


 승대가 흥분하며 언성을 올렸다. 주위의 몇 명의 사람들이 짜증난다는 듯 승대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만해요!! 우리가 뭔가 실수한 게 있겠죠. 그러니까 짤린 것 아니겠습니까?"


 재섭이 말했다. 승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가 잘못하긴 뭘 잘못해? 우리가 잘못한 건 열심히 한 죄 밖에 없다고!!!"

 "못 들었어요? 그때 컴퓨터가 문제가 생겼다 그랬잖아요!!! 그것만 해도 우린 이미 짤리고도 남았다고요!!"

 "그게 왜 잘못이야? 우리 아무 것도 잘못한게 없어. 애초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한테 시킨 그 놈들 잘못이지."


 그때 어딘선가 테이블을 '쾅'하고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좀 조용하게 마십시다!! 아니면 다른데 가서 좀 마시든가?"


 옆자리에 앉아있던 험악하게 생긴 사내가 승대를 노려보며 말했다. 승대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괜히 마시던거 계속 마셔!! 괜히 참견하다가 험한 꼴 당하지 말고!!!"

 "뭐라고?"


 승대의 말에 험상궂은 사내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승대도 이에 질새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내를 노려보았다. 분위기가 점점 더 험악해지자 주위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사람들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그때 누군가 다가와 앉아있던 태식의 어깨를 툭 쳤다. 태식은 고개를 돌렸다. 낯이 익은 남자가 태식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히죽 웃었다.


 "맞네. 맞어!!! 그때 3일 일하다가 짤린 그 강태식씨 맞죠?"


 태식은 일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한 달 전 롤린 작업을 하고 있었던 그 악몽 같은 상황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경수 역시 태식의 그런 마음을 눈치챘는지 더욱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왜 아직도 여기서 개기고 있는 거요? 지구로 돌아간 것 아니었나?"


 경수의 말에 태식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때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있던 안경 낀 사내가 뚫어져라 태식 일행을 쳐다보더니 히죽 웃었다.


 "저 놈들 중앙통제센터에서 밥만 축내고 있다는 그 놈들 아니야?"


 안경 낀 남자의 말에 동시다발적으로 주위에서 야유하는 듯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놈들이 저놈들이었어? 버그 잡는다고 놀면서 돈 벌던 놈들이?"

 "누구는 저렇게 거저 돈을 버는데 누구난 죽자 살자 개고생이나 하고 말이야. 이런 거 좀 따져봐야 하는거 아니야?"

 "그만해라. 이번에 황소장한테 왕창 털렸다고 하는데......."


 실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네 사람을 비웃으며 조롱하고 있었다. 그때 태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경수를 확 밀쳤다. 주변 분위기에 동조해 같이 웃고 있던 경수는 돌발적인 태식의 행동에 뒤로 넘어졌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테이블 하나가 박살이 났다. 태식은 주변을 둘러보며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가 돈 털리는데 보태준거 있어?"


 태식의 도발에 경수의 패거리로 보이는 일행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몇 명은 빈 병의 주둥이 부분을 쥐고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이도 있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겁에 질린 술집 주인은 넥스트로 어딘가 급히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선 경수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태식에게 덤볐다.


 그때 잠자코 술을 마시고 있던 일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테이블을 뒤엎어버렸다. 달려오던 경수는 테이블에 발이 걸려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가게 내부는 난장판으로 변해버렸다. 가만히 술을 마시고 있던 사람들까지 술기운 때문에 소리를 질러대며 싸움에 합류했다. 잠시 후 술집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네 사람은 바짝 붙어 빠져나왔다.


 네 사람이 밖에서 지켜본 술집 안은 전장을 방불케하는 아비규환이었다. 서로가 누군지도, 왜 싸우는지도 모른채 난투극을 벌이고 있었다. 술집 주인은 싸움을 말리려고 하다가 누군가의 공격에 흥분해 같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그때 도로 끝에서 싸이렌 소리가 울리며 경찰이 탄 호버카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었다. 네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반대 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술기운에 어딘가로 달리던 태식은 오늘 일어난 일들이 꿈 속에서 일어난 하나의 소동극 같았다. 꿈이 아니라면 일도 짤리고, 술집에서 술을 먹다가 이런 날벼락 같은 일들을 겪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허겁지겁 달리고 있는 네 사람의 머리 위로 푸른 지구가 반짝이고 있었다.   


-계속-